미디어 교육 후기

[유아 교원 대상 미디어 교육 연수 후기]“도구를 넘어 의미로: 유아 미디어 교육, 교사의 태도에서 시작되다”

sysj31 2025. 4. 22. 01:40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유아 미디어 수업, 가능성과 의미를 찾는 시간"

 

2025년 4월 16일, 평택 P유치원에서 유아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교육 연수가 진행되었다. 이 연수는 단순히 몇 가지 디지털 도구를 소개하고 활용법을 익히는 차원을 넘어서, 교사들이 미디어를 ‘교육적 경험’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확장하고, 유아교육 현장에 어떻게 창의적으로 접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연수는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유아 미디어 수업”이라는 주제로, 유아 발달 특성과 실제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콘텐츠로 구성되었다. 교사들은 평소 미디어 교육에 대해 막연한 관심은 있었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방향을 알지 못했다는 공통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연수는 이러한 질문들에 실질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다.

연수 초반에는 XR책놀이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융합 콘텐츠를 소개하였다. XR책놀이는 유아들에게 읽기와 놀이,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게 해주는 몰입형 콘텐츠로, 단순한 독서 활동을 넘어 유아의 감각과 사고를 다중적으로 자극하는 창의적 활동임을 공유하였다. 실제로 현장에서 이런 책놀이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며, 교사들은 디지털 콘텐츠가 유아의 언어 발달에도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음을 공감하였다.

이어지는 세션에서는 포즈 애니메이터, 오토드로우, 나의AAC, 크롬 뮤직랩, 스크러블리 등 다양한 디지털 도구들이 소개되었다. 각 도구는 AI 기반의 접근성과 활용성을 바탕으로, 유아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보다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 중 나의AAC는 기존에 특수아동을 위한 보완대체의사소통 도구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수에서는 자기 표현에 서툰 일반 유아에게도 충분히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이 강조되었다. 여러 교사들이 실제 교실에서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유아들에게 이 도구를 시도해보고 싶다는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오토드로우(AutoDraw)**는 그림 그리기에 자신 없는 유아들에게 ‘그림을 완성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유의미한 경험 도구로 소개되었다. 교사들은 "그림을 못 그려서 자신 없어하던 아이가, 오토드로우로 이미지가 완성되는 걸 보면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의견을 듣고, 도구의 역할이 단순한 기능적 지원을 넘어서 자존감 형성과 창의성 확장에도 연결될 수 있음을 실감했다.

특히 칸딘스키 활동과 크롬 뮤직랩의 연계 수업은 "그림이 음악이 되는 경험"이라는 주제로 유아들의 감정 표현을 다감각적으로 확장하는 사례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점·선·면을 이용해 자유롭게 그린 그림이 음악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통해 유아는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사이의 연결을 직접 경험하게 되었고, 이는 미디어가 단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과 정서를 자극하는 통합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였다.

이외에도 Google Arts & Culture를 활용한 미술 감상 활동, Scrubbly, 포즈 애니메이터로 몸의 움직임 인식시키기, 디지털 아바타 생성 놀이 등 다양한 AI 연계 활동들이 소개되었고, 교사들은 각 도구의 교육적 적용 가능성과 유아의 반응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며 활발한 토론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연수 내내 반복적으로 강조된 내용이 “디지털 도구 그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의미 있게 해석하고 활용하느냐는 교사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유아의 발달과정 속에서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 그리고 아이의 세계를 어떻게 넓혀줄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병행될 때 비로소 진정한 미디어 교육이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되었다.

연수 말미에는 학부모 연수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자연스럽게 제기되었고, 곧이어 실제 학부모 대상 프로그램을 제안하였고, 다른 유치원으로의 확산 요청도 이어졌다. 이는 이번 연수가 교사 개인의 전문성 강화를 넘어서, 기관의 미디어 교육 역량 강화 및 지역 사회 확산의 출발점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 지표였다.

이번 연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유아 미디어 교육이 단지 ‘기기 활용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도구를 매개로 한 감정 표현, 자아 인식, 상호 소통 능력의 확장이라는 점이다. 이는 곧 미디어 리터러시의 본질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이러한 연수가 유아교육 현장에서 미디어를 ‘관찰하고, 해석하며, 창조하는 힘’을 길러주는 장으로 지속되기를 기대한다.